8체질을 아시나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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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녕하세요. 늘 재미있고 유익하게 듣고 있습니다.
이번 방송에서 창조과학 이야기하신 것 듣고 문득 여쭤보고 싶은 것이 생겨서 글 남깁니다.
한의학의 사상체질(태양인, 태음인하는...) 과 유사한 버전으로 8체질론을 주장하는 한의사 분들이 있다고 합니다. 재밌는건 그 분들 중 어떤 분들은 그걸 하나님의 창조원리와 연결을 지어서 소위 썰을 푸시더라구요.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8가지 체질로 만드셨고 그 원리에 맞게 생활하면 무병장수한다는 것이죠. 그것의 근거로 노아의 방주에 탔던 사람들이 8명이라는 걸 내세우고 있습니다.
살짝 찾아보니 단순히 신체적인 특성 뿐아니라 성격적 특성까지 8체질을 따라 정해진다는 듯이 서술되어 있었는데요. 전 이런거 믿을 수가 없고 하나님께서는 60억 가지 이상의 체질로 사람들을 하나하나 만드셨다고 생각합니다. 심지어 일란성 쌍둥이도 완벽히 똑같지 않으며 그 사명 또한 다름을 목격하곤 하는데 말이죠. 그런데 감히 어떻게 8가지로 그걸 단순화해서 하나님이 그사람에게 원하시는 라이프스타일을 정해버릴 수가 있으며 설령 진짜 8가지라 하더라도 진맥과 문진 좀 해본다고 그걸 정할 수가 있을까요?
저도 호기심이 많아서 노아의 방주사건에서 파생되는 궁금점들과 썰들을 재밌게 받아들이는 편입니다. 한 가족에서 피부색이 어떻게 나뉘게 됐을까? 그 긴 항해 속에서 괴혈병엔 어떻게 안걸렸을까? 같은 것들말이죠. 그런데 의사가 그러면 안되지 않나요?
제가 이런 포인트에서 더 고민스러운 것은 이 분들이 진료실에 말씀액자 걸어두시고 썰을 푸실 때 적극적으로 성경과 하나님을 인용하시기 때문에 교회에 소위 용한 의원으로 소개가 종종 되며, 저분이 어느 교회 집사님이시라 믿을만하다 너도 가봐라 이런식이 되는걸 보게 됩니다. 목사님이나 권사님이 그렇게 소개하면 그게 또 신뢰를 얻어서 아주 멋진 마케팅이 되죠. 이런건 올바른걸까요? 사실 크리스천이라고 다 성숙하지도 않고 믿음이 있다고 모든면에서 완벽해지는 건 아닌데 말이죠. 그 분들이 마케팅의 의도가 있는 것인지, 그냥 진짜 신념이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...
사실 저도 간혹 말씀액자 걸어둔 식당에 가면 왠지 먹을 것 가지고 장난 안칠 것 같고 안심이 되는 착각을 느끼곤 합니다. 이렇게 같은 크리스천이라고 무조건적 신뢰를 보내는게 올바른 자세인지 궁금합니다. 여기에 추가로 만약 제가 어떤 병에 걸렸는데 그 병에 대한 세계적인 권위자가 우리나라 병원에 있고 진료도 받을 수 있는데 그분이 불교신자라면 가선 안되는 걸까요?
질문은 여기까지구요. 이제부터는 혹시 너무 길면 참고만 해주시고 읽지 않아도 상관없는데.. 사실 제가 이렇게 시니컬해진 이유가 이과생인 점도 있지만 교회에 소문나서 엄마 손 잡고 갔던 한의원에서 크게 데인 일이 있습니다. 그냥 피곤해보인다고 보약지으러 간건데 그분이 저를 싹 고쳐주시겠다면서 오바를 하셨죠. 그 약을 먹고 그냥 귀찮은 정도로 있던 병이 엄청 심각해지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분은 그건 명현반응이라며 참아보라고 했죠. 너무 괴로웠고 뭔가 좀 이상했지만 약값도 비싸고 믿는 분이라니 약을 다 먹을 때까지만 참아보기로 했는데 너무너무 심해져서 몇년을 고생하게됐습니다. 사과나 환불은 당연히 없고 그분은 아직 더 약을 먹어야 낫는다 이런 입장이었는데 한두푼도 아니고 기약도 없이 그럴 순 없겠더라구요. 나중에 돌아보니 하나님께 절 연단하시는 그 터널 속으로 집어넣으시는 스위치를 그분을 통해서 누르게 하신 것이었는데.. 하나님 섭리 가운데 있었다고 그분이 잘한건 절대 아니잖아요.
단순 재밌는 썰에서 끝나지 않고 심각한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는 걸 겪고보니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궁금해졌었는데 그땐 다른 힘든일들도 너무 많아서 사실 미워할 겨를도 없이 허우적대다가 궁금했었단 사실도 잊고 있었네요.
가볍게 질문드리려 했는데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살짝 민망하네요.
늘 감사드립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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